마이크로소프트가 애플의 자리를 차지할까요?

지난 한 주간 새로운 2016년 형 맥북 프로와 애플에 대한 많은 비판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었습니다. 몇몇 타당한 비판도 있었지만, 저는 대부분 불합리한 비판들이 많이 눈에 띄더군요.

어떤 글들은 애플의 발표를 그 바로 전날에 있었던 마이크로 소프트의 서피스 스튜디오 발표와 비교하며 마이크로소프트가 혁신을 주도하는 회사의 자리를 애플에게서 빼았아가고 있다는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가까운 미래에 그런 일이 일어나리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제가 답변을 수정해 주고 싶은 몇몇 질문들을 여기에 소개해보겠습니다.

터치바는 속임수에 불과한가요?

글쎄요, 저는 터치바가 평션키에 대한 좋은 대체재라고 생각합니다.

‘터치바가 전문가들에게 꼭 필요한 기능인가?’ 라는 질문을 한다면 답은 아닐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사용해 보기 전에는 결론을 내릴 수 없겠죠. 애플이 키노트에서 터치바에 대한 데모를 할 때 이모티콘와 디제잉을 먼저 보여준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었다는 것은 저도 인정합니다. 제 생각엔 애플이 실제로 디제이들이 디제잉을 할 때 터치바를 사용할 것이라는 의미에서 시연을 했다기 보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한 데모였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요즘에 키보드에 평션키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요? 저는 볼륨과 화면 밝기 등을 조절하는 용도 이외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아마 윈도우 유저들은 단축키등의 용도로 기능 키를 더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맥 유저들은 사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유연하게 버튼들을 상황에 맞게 표시할 수 있는 터치 스크린이 키캡 위에 아이콘들을 프린트 하는 것보다 나을까요? 저는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쪽이 훨씬 더 이치에 맞으니까요.

터치바를 사용하기 위해 키보드를 내려다보는 것은 정말 불편할까요?

터치바는 스크린의 가장 아래면 보다 2센티미터 정도 밖에 떨어져있지 않습니다. 애플은 이전의 맥북들 보다 화면과 키보드의 거리를 더 가깝게 만들었습니다. 터치 바는 말하자면 화면과 키보드의 교집합같은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도 아직 터치 바를 직접 사용해보지 않았지만, 꽤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애플은 결국 키보드 전체를 터치 스크린으로 만들까요?

터치 바가 직접 눈으로 보고 터치하는 용도로 디자인 되었지만, 그 밑에 키보드 영역은 사용자들이 보지않고 근육의 기억만으로 타이핑 할 수 있는 실제 버튼으로 남아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노트북 컴퓨터의 기본 원리가 남아있어야 사람들이 목이나 팔이 아프지 않은 상태로 몇시간 동안 일을 할 수 있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것이 노트북이 태블릿과는 다르게 전문가들을 위한 기기로 지속될 수 있는 이유인 것이죠.

애플은 결국 서피스 스튜디오와 같은 전면 터치스크린 맥을 만들게 될까요?

애플의 필 쉴러가 인디펜던트지와 의 인터뷰에서 이에 대해 좋은 답변을 했습니다.

… 새로운 맥북프로는 그 자체가 노트북이라는 점을 전면으로 내세우는 제품입니다. 이 노트북 모양은 지난 25년간 우리와 함께 해왔고 아마 앞으로의 25년간도 지속될 것입니다. 노트북이라는 기본적인 폼펙터가 가지고 있는 영속적인 장점 때문이지요.

노트북에는 당신의 손을 편하게 내려놓고 타이핑 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수직으로 새워진 화면이 있죠. 이런 기본적인 구조, 이 L모양의 디자인은 완벽한 아이디어이고 쉽게 변하지 않을 겁니다. 우리 팀은 키보드, 터치패드와 공존 할 수 있는 멀티터치의 영역을 디자인했고 이 기능은 전혀 새롭고 인터렉티브한 경험을 가져다줍니다.

우리는 우리의 고객들을 위한 두 가지의 전혀 다른 제품 영역이 있다고 굳게 믿고있고 그 두가지 모두 우리에게 중요합니다. 아이폰와 아이패드는 단일화면으로 되어있고, 터치 스크린으로 직접 인터페이스를 변화시킬 수 있으며 전체화면 위주의 작업에 어울립니다. 그건 그 자체로 전혀 다른 사용자 경험인 것이죠. 우리는 그 방향으로 최고의 경험을 사용자들에게 선사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죠.

그리고 다른 한 쪽에는 맥이 있습니다. 우리가 만든 노트북들로 대표되는 영역이고, 마우스 커서와 메뉴를 통한 간접적인 컨트롤로 동작합니다. 우리는 이 방향으로도 사용자들에 최고의 경험을 가져다주고 싶습니다.

애플은 ESC키를 만져서 느낄 수 있는 실제 키로 만들어야 했을까요?

ESC는 여러가지 기능을 수행합니다. 전체화면을 닫는 데 쓰이기도 하고, 액션을 취소하는데 쓰이기도 합니다. 이런 키는 터치 스크린같은 다이나믹한 인터페이스로 만드는 것이 당연히 더 이치에 맞다고 생각합니다.

USB-C만 지원하도록 한 것은 나쁜 아이디어였을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여러가지 어댑터를 들고다니는 것은 당장은 불편할 수 있겠지만, 만약 이번에 USB-C 포트만 있는 맥북을 출시하지 말았어야 한다면 과연 언제 출시했어야 할까요? 내년에 출시했어도 같은 비판을 받았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아이폰에서 해드폰 잭을 제거한 것과 같은 경우인 것이죠. USB-C가 다른 인터페이스보다 더 얇고 빠르고 좋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언젠가 바꿔야 한다면, 더 일찍 바꾸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애플이 언제나 그랬던 것 처럼 ‘아니오’라고 말하고, 위험을 감수하고, ‘용기’를 가져야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죠.

맥세이프를 유지했어야 했을까요?

맥세이프는 이번에 맥북프로에서 제거된 기능 중에 많은 사람들이 없어진 것을 아쉬워한 기능 중 하나입니다. 유명 애플 블로거 존 그루버도 포함되어있죠.

하지만 저는 맥세이프를 제거한 것이 애플의 의도적인 디자인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애플의 궁극적인 목표는 맥북을 진정한 휴대용 기기로 만드는 것이죠. 애플은 아마 맥북이 실제 공책과 같은 얇기와 무게를 가지게 될 때 까지 계속 얇고 가볍게 만들 것입니다. 현재 존재하는 궁극의 휴대용기기는 과연 뭘까요? 바로 아이폰이죠! 아이폰을 충전할 때 맥세이프 같은 기능이 필요한가요? 아닙니다. 아이폰은 그냥 잘 때나 일할 때 충전해좋고, 실제로 사용할 때는 전원에 연결해서 쓰지않죠. 맥북에 대한 애플의 목표도 같을 것입니다. 애플은 필요에 의해 디자인하지 않습니다. 디자인 자체가 그 제품이 추구하는 바를 드러내도록 디자인하죠.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스튜디오는 정말 혁신적인 제품인가요?

저는 서피스 스튜디오야 말로 속임수와 같은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항상 미래의 컨셉디자인을 멋지게 보여주는 것을 잘해왔습니다. 하지만 실제 사용자들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만한 제품들을 만드는 데에는 거의 실패해왔죠. Zune, Kin, 홀로렌즈, 윈도우 폰, 마이크로소프트 밴드와 같은 제품들 모두 컨셉은 좋았지만 바로 현실에서 사용하기에 유용한 제품들은 아니었습니다. 서피스 스튜디오의 비디오 역시 제품이 아주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잘 만들었죠.

지난 주말에 저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 방문해서 서피스 스튜디오를 시연해보았습니다. 제품의 디자인은 정말 멋졌습니다. 힌지는 아주 부드럽고 완성도가 높았죠. 저는 취미로 일러스트를 그리기도 하는데, 화면에 그림을 한번 그려보았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그림판’ 프로그램을 먼저 사용해 보았는데, 정말 별로였습니다. 스타일러스의 움직임과 화면이 그려지는 사이에 간격이 크게 느껴졌고, 그려진 선들은 울퉁불퉁했습니다. 그 다음엔 포토샵을 열어서 그려보았습니다. 포토샵에서는 훨씬 지연이 덜 했고 선도 부드러웠습니다. 하지만 다른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림판과 포토샵 사이에 무슨 이유에서인지 해상도 차이가 심했는데, 포토샵의 메뉴들이 너무 작게 표시되어서 스타일러스 끝으로 터치하는 것이 힘들 정도였습니다. 옆에 있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직원에게 문의해보았는데, 대답은 하지 못하고 계속 새로나온 3D 드로잉 기능을 써보라고 권유하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서피스 스튜디오는 윈도우 OS가 돌아가기 때문에, 스타일러스를 화면 가까이 가져가면 스타일러스 밑에 마우스 커서가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건 정말 최악의 경험이었습니다.

서피스 다이얼도 사용해봤습니다. 기대한 것 보다 느낌이 좋지 않더군요. 옆으로 흔들면 덜컥거리는 느낌이 났습니다. 화면을 최대한 낮추어서 화면에 올려놓아 보았는데도, 계속 미끄러져 내려왔습니다. 저는 이 서피스 다이얼이 정말 속임수 같은 제품인 것 같습니다. 소개 비디오에서는 정말 멋지게 보이는데, 과연 누가 터치 스크린에서 같은 기능을 쓸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100달러나 지불하고 이 제품을 살 것인가 라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죠.

매셔블에 올라온 ‘마이크로 서피스 스튜디오에 대한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솔직한 반응‘이라는 글에서 인용한 부분입니다.

서피스 스튜디오는 괜찮은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다이얼만 빼면 말이죠. 이건 마치 그들이 ‘잠깐, 우리 다른 주변기기가 하나 필요한데… 화면에 올려놓을 수 있는 다이얼을 하나 만들자. 왜나면 사람들은 분명 펜 이외에 다른 걸 더 잡고있고 싶어할테니까.’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사실이 아니죠.) – 그 바보같은 다이얼이 필요없는 일러스트레이터가

저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다음에 바로 유니온 스퀘어에 있는 애플 스토어에 방문해서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와 애플 펜슬을 사용해봤습니다. 훨씬 나았습니다. 마우스 커서도 보이지 않았고, 그냥 종이위에 그림을 그리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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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이제 위기에 처하게 될까요?

아닙니다. 전혀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애플이 비록 이번에 수 많은 비판들 때문에 좀 충격을 받은 것 같긴 하지만, 이 전의 어떤 프로 맥북보다 더 많은 주문을 받았다고 합니다. 전반적으로 실적이 좋기도 하고요. 그렇다면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스튜디오는 큰 성공을 거두게 될까요? 물론 두고봐야 알겠지만, 저는 그 쪽에 돈을 걸진 않을겁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애플의 자리를 차지할까요?

애플 포스 터치 트랙패드의 작동방식

애플이 지난 주 새로운 12인치 맥북과 애플 와치를 발표한 키노트를 열고나서 며칠 후 부터, 새롭게 포스 터치 트랙패드를 포함해 업데이트 된 맥북 프로를 구입하고 배송을 받을 사람들이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포스 터치 트랙패트가 대단하고 신기하다는 평들을 꽤 접하고 나자 실제 느낌이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직접 집 근처 애플스토어를 다녀와봤습니다.

포스 터치 트랙패드는 예전 맥북의 트랙패드와는 달리 실제로 클릭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다만 내장되어있는 진동 모터로 패드를 누르는 손가락에 피드백을 주어 실제로 클릭이 일어나는 것 같은 착각을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Hillsdale 몰에 있는 애플 스토어에 다녀왔는데, 생각보다 매장이 한산했습니다. 직원에게 새로 업데이트 된 맥북프로가 있냐고 묻자 뉴 맥북프로 앞으로 직접 안내를 해줬습니다.

그리고 트랙패드를 써봤는데, 저는 제가 실수로 옆에 있는 예전 맥북을 쓰고있는 줄 알았습니다.

Force Touch trackpad

다시 자세히 살펴보니, 새 맥북프로가 맞았습니다. 포스터치 트랙패드의 느낌이 너무 진짜 클릭과 똑같아서, 제 손가락이 완전히 속았던 겁니다.

위 아래 (위 위 아래 …)

포스 터치 트랙패드의 보통 클릭은 예전 맥북의 트랙패트와 완전히 동일한 방식으로 동작합니다. 즉 터치 피드백이 한번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누를 때 한번, 손가락을 땔 때 또 한번 이렇게 두번 일어납니다. 클릭의 느낌을 동일하게 재현해 내기 위해서죠. 트랙 패드 상판은 아무래도 플라스틱 판 형태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유격이 있어서, 누르면 살짝 들어가는 것을 눈으로 확인 할 수 있습니다. 그 사실도 클릭이 되는 느낌을 주는 데에 어느정도 도움을 주는 것 같습니다.

포스 터치

새 트랙패드에는 한가지 방식의 클릭이 더 있습니다. 바로 “포스 터치”입니다. 일반 클릭 보다 약간 더 강한 힘으로 클릭하면, 진동 피드백이 추가로 한번 더 일어납니다. 두번째 피드백은 첫번째 보다 살짝 더 강합니다. 마치 두 개의 층으로 되어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누르기를 시작 한 후 일반 클릭의 강도만큼 눌려졌을 때 첫번째 진동이 일어나고, 그 상태에서 조금 더 누르면 두 번째 더 강한 진동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땔 때도 똑같이 진동이 두번 일어납니다. 포스 터치의 강도는 아이폰의 홈버튼을 누르는 것보다 살짝 더 강한 강도로만 눌러도 됩니다. 포스 터치를 사용하면 웹페이지 미리보기를 보여주거나, 비디오를 플레이 할 때 되감기와 빨리 감기를 더 빠른 속도로 할 수 있는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애플은 이 SDK를 개발자들에게도 공개하여 써드파티 앱들도 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할 예정입니다.

또 한가지 사실은, 포스 터치는 한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만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두 손가락 이상을 사용하면 일반 클릭 밖에 동작하지 않습니다.

터치하여 클릭

세상에는 두 종류의 인간이 있습니다. 물리적인 클릭이 일어나는 트랙패드를 사용하는 부류와, “터치하여 클릭”을 사용하는 부류가 그 것입니다. 터치하여 클릭을 사용하면 힘을 주어 누를 필요없이 아이폰의 터치 스크린을 탭하듯이 살짝 터치하면 되는 것이죠. 새 포스 터치 트랙패드에서도 이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설정에서 기능을 켜주면 됩니다.

Tap to click

이 기능을 켜면, 일반 클릭과 터치하여 클릭이 동시에 동작합니다. 다시 말해, 탭을 하거나 클릭을 하거나 같은 동작이 일어난다는 것이죠. 포스 터치만 다른 동작을 하고요.

세 손가락으로 탭하기

포스 터치 자체를 설정에서 꺼버릴 수도 있습니다.

Tap with three fingers기능을 끄면, 세 손가락 탭하기로 포스 터치와 같은 동작을 할 수 있도록 메뉴가 바뀝니다. 이 말은 예전 맥북의 트랙패트로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포스 터치와 같은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는 뜻이죠.

강도 조절

설정에서 클릭을 할 때 눌러야하는 강도를 조절할 수도 있습니다. 세가지 단계가 있는데, 서로 그렇게 큰 차이는 없습니다. “medium”과 “firm” 강도는 저에게 거의 동일하게 느껴졌습니다.

키보드?

애플이 포스 터치 트랙패드로 또 한번 마술을 부린 것 같습니다. 이 기술이 너무 잘 동작하고 편리해서, 애플이 나중에는 키보드 자체에 이 기술을 적용할 수도 있지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어쩌면 벌써 프로토 타입을 만들어 테스트 중 일지도 모르죠.

애플 포스 터치 트랙패드의 작동방식

인터스텔라 – 거침없이 상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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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 (5/5)

어렸을 때 어린이를 위한 과학 만화책들을 읽곤 했습니다. 그 만화들을 읽다가 블랙홀에 대한 이야기가 가끔 나왔는데, 블랙홀은 실제 존재하는지도 불분명하고 존재한다고 해도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내용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커서도 블랙홀에 대해 더 깊이 조사해 본 적은 없지만, 그런 종류의 미스테리는 항상 저를 흥분시켜왔습니다.

인터스텔라를 보기 전에도 이 영화가 한 우주비행사가 블랙홀 안으로 여행하는 내용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예고편에 나오는 내용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블랙홀 너머의 공간에 대해 어떤 상상력을 펼쳤을지 너무 궁금했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기대되는 장면이기도 했고요.

그 장면을 보고나서 저는 놀라움과 희열을 금치못했습니다. 이 영화에 대한 저의 별점 5개는 오직 그 이유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놀란 감독의 영화는 항상 우리가 사는 세상의 흔한 미스테리들을 깊이 파고드는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인셉션이나 메멘토가 바로 그런 영화들이죠.

놀란 감독이 직접 그의 영화에서 미스테리들을 다루는 접근방식에 대해 인터뷰 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의 상상력은 제한되어 있습니다. 좋은 영화들은 사실 세상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상태가 좋지 않고 우리는 그 사실을 모르고 있는다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그것은 상당히 우울한 사실이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은 이유는, 우리가 이 세상이 실제보다 더 복잡하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 세상의 한계의 대해 알고 싶어하지 않아요. 영화 ‘트루먼쇼’의 주인공 처럼 배를 타고 바다의 끝까지 가서 하늘을 치고있는 상황을 바라지 않습니다. 우리가 눈으로 보는 것 이상의 더 큰 세계가 분명 존재하고, 저는 그런 사실들을 확신시켜주는 영화들을 만듭니다.”

저는 놀란 감독이 인터스텔라를 통해 그의 영화 감독 경력 중 가장 거대하고 야심찬 상상력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놀란 감독의 영화는 항상 깊은 성찰과 많은 복선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요소들을 거칠게 툭 던져놓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관객으로서 모두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그는 관객들이 스스로의 상상력을 동원할 수 있는 여지를 항상 남겨놓습니다. 인터스텔라도 다르지 않죠.

경고: 이 이하의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스포일러도 포함됩니다.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인터스텔라의 전체적인 플롯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1968년 작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플롯과 많은 부분에서 흡사합니다. 저는 인터스텔라를 본 이후에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를 보았는데,  정말 놀라운 영화였습니다. 추상적이지만 강한 메세지를 담고 있었습니다. 인터스텔라가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21세기 판 리메이크 처럼 느껴질 정도로, 두 영화는 닮아 있었습니다. 두 영화 모두 주인공은 긴 우주여행을 하게되고, 사건의 지평선을 넘는 여정을 경험하게 됩니다. 또한 각각의 영화는 HAL 9000TARS라는 아주 매력적인 인공지능 캐릭터를 만들어내기도 했죠.

물론 인터스텔라가 더 많은 작은 이야기들이 있고 더 긴 내용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두 영화를 모두 보고나면 본질적으로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구나라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에서의 웜홀(또는 블랙홀 일 수도)은 목성 근처에 존재하는 것으로 나오는데, 원래 각본에서는 인터스텔라와 동일하게 토성 부근에 존재하는 것으로 되어있습니다. 그 당시 특수효과 팀이 토성의 띠를 재현해 내었는데, 완벽주의자인 큐브릭 감독의 마음에 들지 않아 나중에 목성으로 바꾸게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인터스텔라에서는 토성의 모습을 너무나 거대하고 아름답게 재현해 내었습니다.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스토리의 기본 골격을 놀란 감독이 어떻게 나름대로 해석하였는지를 분석해보는 것도 아주 흥미로웠습니다.

아이맥스와 컴퓨터 그래픽

놀란 감독의 아이맥스 필름에 대한 집착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인터스텔라의 많은 부분을 아이맥스로 촬영하였는데, 광대한 우주를 보여주는 영화이기 때문에 최적의 포맷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인터스텔라를 두 번 보았습니다. 처음엔 70mm 아이맥스, 두 번째는 일반 디지털 상영관에서 보았는데, 그 차이는 제가 예상했던 것 보다 더 컸습니다. 70mm 아이맥스 필름은 화면의 디테일한 부분 부분을 너무나 자세하고 선명하게 재현해 주었으며, 마치 어떤 장면을 HDTV를 통해 보는 것과 실제 눈으로 보는 것과의 차이와 같다고 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놀란 감독이 또 다른 집착을 보여줍니다. 바로 컴퓨터 그래픽의 사용을 최소화 한 것인데요, 영화의 절반정도가 우주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 영화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정말 놀라운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크로마키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고, 아예 실제 크기에 가까운 우주선을 만들어서 촬영을 했다고 합니다. 우주를 재현한 영상을 미리 만들어서 우주선 세트의 창문 너머에 쏴줌으로써, 배우들이 실제 우주에 있는 것 같은 기분으로 연기할 수 있도록 촬영을 하기도 했고요.

저는 놀란 감독이 관객으로 하여금 이 영화를 최대한 현실처럼 느끼게 하기 위해서 컴퓨터 그래픽으로 최소한으로 사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의 핵심 주제가 담긴 장면들은 관객들이 전혀 실제로 보지 못한 장면들이기 때문에, 정말 진짜라고 느낄 정도가 되어야 영화에 몰입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것 같습니다. 그 것이 바로 학계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천체물리학자 킵손과 함께 일하며 영화 역사상 가장 과학적으로 입증된 블랙홀의 모습을 재현해 낸 이유이기도 하고요.

네가지 키워드

저는 이 영화가 영화 안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네가지 키워드로 설명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 중력: “다리”

영화에서 나사(Nasa)의 “나사로” 작전은 토성 근처에 웜홀이 생겨나면서 시작됩니다. 웜홀은 영화의 시점에서 약 40년간 이 위치에 존재하였고, 그 웜홀의 중력 때문에 때문에 지구는 종종 중력 이상 현상을 겪게 됩니다. 영화의 가장 첫번째 씬에서 쿠퍼는 예전에 우주 비행사로 활동할 당시 추락 사고를 당할 뻔 한 기억에 대해 꿈을 꾸는데, 그 사고가 바로 웜홀의 중력의 영향을 받아 발생한 사고였던 것입니다.

브랜드 교수는 쿠퍼에게 그가 웜홀을 통과해서 탐사작전을 수행하고 돌아올 동안 자신이 “중력 방정식”을 풀어내겠다고 말하며 자신을 믿어달라고 합니다. 그 “중력 방정식”이라는 것이 바로 웜홀의 중력을 활용해서 지구의 전체 인구를 웜홀을 통해 다른 행성으로 보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방정식입니다. 하지만 결국 그 브랜드 교수의 약속은 거짓말이었던 것이 밝혀지게 되죠.

중력이라는 것은 우리가 매일 느끼는 것이고 우리 존재에 있어 아주 중요한 요소이지만, 아주 미스테리한 힘이기도 합니다. 초끈이론(String Theory)에 의하면, 자연계에 존재하는 4가지 힘중에 유일하게 물리학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힘이 바로 중력이라고 합니다. 리사-선드럼 모델이라는 우주과학 이론은 우리가 살고있는 3차원 세계는 5차원의 세계의 존재하는 하나의 막(Brane)일 뿐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중력은 바로 그 5차원 세계에서 부터 발생하는 힘이고요.(이해되시나요?) 지구가 중력이라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있지만, 잘 생각해보면, 우주에 수없이 존재하는 구 형태의 행성이라는 땅덩어리들이 주위의 모든 것을 끌어들이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물리적으로는 말이 안되는 일인 것이죠.

영화에서 쿠퍼의 딸 머피는 책장의 책들이 떨어지는 등의 초자연적 현상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녀는 그 현상들이 유령 때문이라고 생각하죠. 양키즈의 야구 게임이 먼지 폭풍 때문에 취소되었던 날, 머피와 쿠퍼는 머피의 방에서 이상한 바코드와 같은 형태로 먼지들이 모여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쿠퍼는 “이건 유령이 아니라 중력이 한 일이야”라고 이야기합니다. 나중에 우리는 이 현상이 실제로 테서랙트(차후 설명드리겠습니다)라는 장소에 있는 쿠퍼가 우리가 살고있는 3차원의 세상에 있는 쿠퍼와 머피에게 보낸 중력이라는 사실을 알게됩니다. 영화는 중력이라는 것이 5차원의 우주와 3차원의 세계를 가로지르는 유일한 통신 수단일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바로 “다리”처럼 말이죠

2. 시간: “열쇠”

이 영화에서 “시간”은 인류 생존의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열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인이 된 머피가 중력 방정식이 가득 적힌 칠판 앞에서 브랜드 교수와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브랜드 교수는 자신이 나이가 들어 죽음에 가까워와 가는 것이 두렵다는 의미로 “시간이 두렵다”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런데 그 말을 들은 머피가 칠판을 바라보며 중력 방정식에서 무언가 빠졌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바로 “시간”이죠. 테서랙트 안에서 쿠퍼 역시 중력 방정식에 필요한 마지막 요소가 바로 “시간”이었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그 시간에 대한 공식이 바로 5차원의 세계에서 밖에 얻을 수 없었던 공식이었던 것입니다. 쿠퍼가 그 데이타를 머피에게 보내주게 되고, 머피는 “유레카!”를 외치며 인류를 구하게 되는 것이죠.

“시간”이 이 영화에서 “열쇠”의 의미이기 때문에, 시간에 대한 많은 은유적 표현이 영화 전체에서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쿠퍼가 나사로 미션을 위해 머피를 떠나는 장면에서 쿠퍼는 약속의 증표로 손목시계를 머피에게 줍니다. 나중에 그 손목시계는 5차원과 3차원 세계를 연결하는 통신 수단으로 사용되게 됩니다. 또한 우주선 “엔듀어런스호”를 보면, 시계와 똑같이 생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2개의 유닛으로 구분되어 있고, 시계와 똑같이 회전을 합니다. 이 모든 것이 “시간이 열쇠”라는 것을 전달하는 놀란 감독의 암시였던 것이죠.

3. 사랑: “나침반”

“사랑”은 이 영화에서 해답을 찾는 여정의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엔튜어런스호 안에서 아멜리아 브랜드 박사는 에드먼드 행성을 먼저 탐사하자는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려 “사랑”이라는 것이 과학적 발견을 이끌어주는 중요한 요소일 수 있다고 다른 대원들을 설득합니다. 쿠퍼는 설득되지 않았지만, 나중에 그가 테서랙트의 시공간에서 머피가 있는 곳을 찾을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사랑 때문이라고 인정하게 됩니다. 또한 결국에는 에드먼드의 행성이 인류가 살 수 있는 행성이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브랜드 박사의 예감 역시 옳았다는 것을 관객들은 알게되죠.

많은 사람들이 이 사랑에 대한 부분이 공상과학 영화에서 나오기엔 너무 유치하고 감성적인 주장이라는 이유로 거부감을 느낀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이 사람들이 그들의 임종 직전에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일이 무었이냐고 물었을 때 주변 사람들을 더 사랑하지 못했던 것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는 사실을 보았을 때, 사랑이라는 것이 인간의 일생에서 찾아오는 큰 결정의 순간들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요소라는 것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4. 부활: “선물”

부활에 대한 복선들도 영화에 많이 등장합니다. 나사의 인류 구원 작전인 “나사로” 미션의 이름도 성경에 나오는 예수님으로 인해 죽음에서 부활하는 인물 나사로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죠. 브랜드 교수는 인류가 지구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플랜A는 실행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임종을 맞이하는 자리에서 머피에게 그 사실을 고백하죠. 하지만 쿠퍼와 머피 덕분에, 전 인류는 죽음을 맞이할 수 밖에 없는 운명에서 “부활”하게 됩니다. 성경에 나오는 나사로 처럼 말이죠.

쿠퍼와 대원들이 만박사의 행성에서 냉동 수면을 하고 있던 만박사를 깨웠을 때, 만박사는 팀원들에게 “당신들이 말 그대로 나를 죽음에서 부활시켰다”라고 이야기합니다.

블랙홀 이후의 공간이 죽음 이후의 공간이라고 가정해 보았을 때(이 설정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설명 드리겠습니다), 쿠퍼 역시 죽음에서 부활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테서랙트가 무너지면서 쿠퍼는 “다음엔 뭐지?”라고 의문을 가지지만 그는 토성 근처에서 발견되게 됩니다.

브랜드 교수, 만박사, 쿠퍼까지 그들은 모두 죽음을 각오하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부활할 수 있다고 믿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죠. 그러므로 그들에게 부활은 선물과 같은 것입니다. 부활로 인한 결과가 좋든 나쁘든 그들을 삶의 기회를 한번 더 선물받은 것이죠.

테서랙트

물리학에서 테서랙트(초입방체)란 3차원의 세계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4차원의 정육각형을 뜻합니다. 하지만 인터스텔라에서는 “그들”이라는 미지의 존재가 쿠퍼를 위해 5차원 공간에 지은 3차원 형태의 구조물을 뜻하는 이름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브랜드 박사는 밀러행성에서 쿠퍼에게 이 테서랙트에 대한 개념을 말한 적이 있습니다. 쿠퍼와 브랜드가 거대한 파도에서 살아남은 이후에, 그녀는 시간이라는 것은 중력으로 인해 느려지거나 빨라질 수는 있지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말하며, 그러나 만약 5차원의 세계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그 세계에서는 마치 물리적으로 산을 오르내리는 것 처럼 시간을 넘나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테서랙트는 바로 그 아이디어를 실체로 구현한 것이죠. 테서랙트 안에서 쿠퍼는 시간이라는 차원을 물리적인 좌표를 이동함으로써 넘나들 수 있게됩니다. 그리고 그는 “사랑”이라는 나침반을 사용해 딸 머피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이고요.

놀란 감독이 최근 와이어드 잡지에서 객원 편집장으로 쓴 글이 있는데, 그 글에서 그는 아주 흥미로운 비유를 합니다.

“차원의 개념과 필름이라는 매체의 연관성을 보면 언제나 놀랍습니다. 3차원의 세상이 2차원의 평면에 프린트 되고, 이 프린트가 긴 끈의 형태가 되면서 시간의 차원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필름롤이 풀리면서 영사기에서 상영 됨으로써 시간의 개념이 확연히 가시화가 되는 것이죠.”

놀란 감독이 인터스텔라의 필름 상영을 고집한 이유 중에는 – 70mm 아이맥스 뿐만 아니라 35mm 필름 상영도 진행되고 있죠 – 아이맥스 필름의 선명한 화질 때문만이 아니라, 필름과 차원의 개념 간의 연결성에 대한 의미도 포함되어 있었던 것 입니다.

놀란 감독의 비유를 빌리자면, 우리는 상영 중인 필름 안에 살아가고 있는 존재이고, “그들”은 그 필름의 편집자인 셈입니다. 우리는 필름을 멈추거나 되돌릴 수 없지만, 그들은 필름을 앞 또는 뒤로 돌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르거나 접을 수도 있습니다. 테서랙트는 그들이 쿠퍼를 위해 필름의 조각들로 만든 구조물이었던 거죠.

저는 테서랙트에 대한 이 영화의 상상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 블랙홀 이후의 세계에 대한 여러가지 상상을 해보았지만, 테서랙트는 제가 상상했던 어떤 것과도 비슷하지 않았습니다.

시간여행 패러독스

이 영화에서 가장 비판을 많이 받는 모순점은 바로 시간여행 패러독스일 것입니다. 테서랙트 안에서 쿠퍼는 “그들”이 미래의 인류라고 말합니다. 미래의 인류는 5차원 세계를 이해하고 시간과 공간을 마음대로 다룰 수 있을 만큼의 지능을 가지게 되었고, 그들이 쿠퍼와 머피를 통해서 과거의 인류를 멸종에서 구했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쿠퍼가 인류를 멸종에서 구하지 못했다면, 미래의 인류는 처음부터 존재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닭과 계란 중 어떤 것이 먼저인지의 문제와 비슷한 모순인 것입니다.

머피의 법칙

머피가 쿠퍼에게 자신의 이름을 왜 불행을 뜻하는 “머피의 법칙”에서 따온 “머피”로 지었는지 불평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런 머피에게 쿠퍼는 머피의 법칙의 진짜 의미는 “일어날 수 있는 일은 반드시 일어난다”라는 뜻이라고 이야기해 줍니다. 저는 이 대사에 분명히 어떤 숨겨진 뜻이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쿼라에서 관련 주제에 대한 답변을 찾았고, 그 대사의 뜻을 알게된 것 같습니다.

5차원의 세계에서 시공간을 초월해서 이동할 수 있다면, 우주 전체를 엉망으로 만들기는 아주 쉬울 것입니다. 과거로 돌아가 무언가를 바꾸면 미래도 바뀔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머피의 법칙”이라는 법칙은 5차원의 세계에서는 아주 중요하고 깨뜨릴 수 없는 강력한 규칙일 수 있는 것입니다.

놀란 감독의 비유를 다시한번 빌어보겠습니다. 만약 우리가 필름을 여러 조각으로 잘라서 마음대로 편집해 버린다면, 그 영화를 전부 망쳐버리고 말 것입니다. 영화는 스토리가 있어야 하니까요. 모든 사건에 원인과 결과가 있어야 합니다. “일어날 수 있는 일은 반드시 일어난다”는 말처럼 말이죠.

이제 시간여행 패러독스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쿠퍼는 테서랙트 안에서 미세한 중력장으로 과거에 영향을 줄 수 있었지만, 실제로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과거의 쿠퍼에게 떠나지 말라는 메세지를 보냈지만, 결국 쿠퍼는 머피를 떠나게 됩니다. 쿠퍼는 과거를 바꾸지 않았습니다. 그가 한 것은 절대 방정식을 5차원의 세계에서 3차원의 세계로 보낸 것 뿐이죠. 그 행동은 처음부터 일어났어야 하는 일이었던 것입니다. 인류는 처음부터 살아남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시간여행 패러독스는 없었던거죠.

“그들”은 누구인가?

영화 전체에서 “그들”은 아주 중요한 일들을 합니다. 그들은 웜홀을 만들었고, 블랙홀 “가겐츄아”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쿠퍼를 위해 테서랙트를 만들었죠. 쿠퍼는 그들이 미래의 인류일 것이라 추측했지만, 우리는 그들에 대해 더 자세히 연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외계인

우리는 “그들”이 5차원의 세계에 존재하며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자연의 법칙들을 이해하고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알고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이 외계 생명체라는 추측도 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5차원의 세계에서만 쭉 살아왔다면, 어떻게 우리가 살고 있는 3차원 세계의 법칙에 대해 이해하고 쿠퍼를 위해 테서랙트를 만들 수 있었을까요? 그 것은 우리가 미생물들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불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미래의 인류

“그들”은 쿠퍼가 추측했던 것 처럼 미래의 인류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앞에서 이야기했던 시간여행 패러독스를 다음과 같은 식으로도 설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원래의 평행 우주에서, 플랜 A는 실패하고 인류는 멸망했지만, 쿠퍼와 브랜드가 에드먼드 행성에서 플랜B를 실행해 인류는 다시 번성하게 됩니다. 하지만 쿠퍼는 딸인 머피를 인류와 함께 멸망하도록 남겨두었다는 죄책감 때문에, 만일 인류의 지능이 과거로 여행을 할 수 있을 만큼 발달한다면 과거로 돌아가 머피와 지구에 남았던 전 인류를 구원해달라는 유언을 남기게 됩니다. 미래의 인류에게 쿠퍼와 브랜드는 아담과 이브같은 존재 일 것이기 때문에, 그의 유언이 대대로 전해져내려 실행이 되었을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위에서 언급했던 “머피의 법칙”에 대한 해석이 좀 더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인공지능

Jay’s Analysis라는 블로그에서 인터스텔라에 대한 분석을 읽었는데, 그 글에서 제시한 의견이 아주 설득력이 있어 보였습니다. 작가는 그 글에서 “그들”이 미래의 인류와 인공지능의 하이브이드 일 것이라는 가설을 제시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쿠퍼가 테서랙트에서 언급했던 미래의 인류는 사실 인류가 만든 인공지능을 가진 존재 일 것이라는 이야기이죠.

이를 뒷받침 해주는 많은 복선들이 영화안에 존재합니다. 인도 공군의 드론과 쿠퍼의 트랙터 들이 알 수 없는 오류를 보이며 머피의 방의 책장을 통해 중력을 이용한 메세지가 전송되고 있었던 쿠퍼의 집 쪽으로 모여들게 됩니다. 초기 인공지능을 가진 기계들이 그들의 후손들이 있는 세계에서 보내는 신호를 인식하고 모여든 것이라고 볼 수 있겠죠.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에서 모노리스는 어떤 초월적 존재에 의해 만들어진 물체로 등장합니다. 인터스텔라의 TARS와 CASE는 모노리스와 똑같은 모양을 하고있죠. 실제로 TARS와 CASE의 이름은 테서랙트(Tesseract)의 아나그램(알파벳을 재 배열하여 다른 뜻을 만들어내는 것)을 통해 만들어진 이름들입니다. (TESSERACT -> TARS ET CASE: “ET”은 라틴어로 “그리고 ”라는 뜻입니다.)

테서랙트 안에서, 타스(TARS)는 쿠퍼에게 말을 걸고 그를 도와주지만 실체를 드러내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그 목소리가 미래의 인공지능을 가진 존재가 쿠퍼에게 익숙한 타스의 목소리를 빌려서 쿠퍼에게 말을 건 것이라는 추측을 해볼 수 있습니다. 영화 후반부 쿠퍼 스테이션 씬에서, 타스는 블랙홀 가겐츄아를 통과하면서 고장난 것 처럼 나옵니다. 가겐츄아로 떨어지면서 쿠퍼가 타스에게 보냈던 무전에도 타스는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타스가 블랙홀의 강력한 중력 때문에 테서랙트가 등장하기 이전에 이미 고장이 났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타스는 테서랙트 안에서 쿠퍼에게 말을 걸 수 없었던 것입니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에 대해 롤링스톤지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심리학적으로 깊게 분석해 본다면 이 영화의 플롯은 신을 찾는 여정을 형상화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신이란 과학에서 이야기하는 신의 개념에 가까운 것이죠.”

더 높은 차원에 존재하는 초월적 존재. 그 의미를 담고있는 가장 적절한 단어는 바로 “신”일 것입니다. 꼭 종교에서 이야기하는 신과 같은 의미가 아닐 수도 있지만 말이죠.

만약 “그들”이 신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이 영화의 설정은 다음과 같이 설명될 수 있습니다. 블랙홀 이후의 세계는 사실 사후세계입니다.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쿠퍼는 블랙홀 안에서 죽었다가 다시 부활한 것입니다. 사후세계는 5차원의 세계이며, 우리가 살고있는 우주 밖에 존재하는 세계입니다. 그 세계는 마치 신처럼, 시간과 공간을 마음대로 넘나들 수 있는 세계입니다. 우리가 “천국”이라고 부르는 그 곳일 수도 있죠. 신은 가끔 그곳으로 부터 우리가 살고있는 3차원 세계로 미세한 중력을 행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데, 그 것이 바로 우리가 가끔씩 유령을 보거나 초자연적인 현상을 경험하게 되는 이유인 것이죠.

인터스텔라는 종교적인 은유도 많이 포함하고 있습니다. 나사로 작전의 이름부터 성경에서 온 것이죠. 쿠퍼보다 먼저 웜홀을 통과해서 작전을 수행했던 12명의 우주인들은 예수님의 12제자를 비유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쿠퍼 스테이션은 노아의 방주의 개념과 비슷하고요.

저는 이 요소들이 놀란 감독이 관객으로 하여금 여러가지 방법으로 영화에 대해 상상할 수 있도록 넣어놓은 장치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결론

큐브릭 감독은 같은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에서는 형이상학적 개념과 현실적인 구조물들이 공존하며 반복적으로 표현되고 있으며, 모든 것을 다큐멘터리처럼 현실적으로 표현한 것은 관객들이 천성적으로 가지고 있는 추상적 개념에 대한 거부감을 무너뜨리기 위한 필수적인 선택이었습니다.”

저는 놀란 감독도 인터스텔라를 통해 같은 시도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추상적인 개념의 영화를 가장 현실적으로 표현함으로써 관객들의 공감과 상상력을 최대한 이끌어 냈던 것이죠. 큐브릭 감독도, 놀란 감독도 그들의 영화에 대한 모든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가 지적인 놀이를 마음껏 할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들어주었던 것 뿐이죠. 제가 이 글을 쓴 것 처럼 말입니다.

인터스텔라 – 거침없이 상상하라

캡틴 필립스 – 우리 삶의 가장 소중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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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이 글은 영화 캡틴 필립스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를 보신 분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별점: ★★★★

요즘 저의 영화평 주제들이 하나같이 좀 심오하네요. 그 만큼 생각을 많이 하게 해주는 좋은 영화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영화 캡틴 필립스는 본 수프리머시본 얼티메이텀 시리즈로 유명한 폴 그린그래스 감독의 작품입니다. 저는 이 그린그래스 감독의 열렬한 팬입니다. 제가 아주 좋아하는 스타일로 영화를 만드시는 분이죠. 본 시리즈 중에서도 저는 1편인 본 아이덴티티 보다 그린그래스 감독의 2,3편을 더 좋아합니다. 그린그래스 감독의 영화는 아주 빠른 속도감의 연출 및 편집, 그리고 아주 현실감 넘치고 거친 액션씬으로 유명하죠. 이 영화도 감독의 그런 장점이 잘 드러나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이번 영화 캡틴필립스의 매력은 거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이 영화는 실제로 2009년에 나이지리아 해적에게 납치되었던 미국 화물선의 선장 캡틴 필립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들이 거의 그렇듯이 이 영화도 논란이 없지 않습니다. 캡틴 필립스가 실제로는 영웅과는 거리가 먼 욕심많은 아저씨라는 이야기도 있고요. 실제 사건도 그렇고 영화에서도 미국식 영웅주의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실화라는 사실을 차치하고라도 정말 스릴있고 재미있으며 감동이 있는 영화입니다.

러닝타임 내내 그린그래스 감독은 속도감 있는 연출력을 십분 발휘하며 관객을 영화속에 빠져들게 만듭니다. 감독 특유의 핸드핼드 기법의 카메라 워크가 현장감을 높여주죠. 민감하신 분들은 조금 어지러움을 느낄 수도 있을 정도로 바다 위에서의 긴박한 상황이 잘 느껴집니다. 그런데 아이러니컬 하게도, 이 영화는 가장 가까운데서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을 유지하면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상당히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합니다. 과하게 관객의 감정을 유도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실제 사건을 실제와 가깝게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나서, 판단은 관객들이 알아서 하라는 식인 것 같습니다. 저는 그럼 담백한 시선이 참 좋습니다. 오죽하면 이 영화에서는 그 흔한 가족들이 모여 안절부절하는 장면 조차 나오지 않습니다. 영화 초반부에 주인공이 배를 타기전 아내가 딱한번 등장하고, 자식들은 이야기 속에서만 등장합니다. 주인공이 해적들에게 납치되고 나서 가족들도 그 사실을 전해듣게 되지만, 그들이 나오는 장면은 하나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배 위에서 일어지는 사건에만 집중함으로써 집중도를 더 높여줍니다.

이 영화의 또 한가지 장점은 진정한 악인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나이지리아 해적들도 어떻게 이들이 해적일을 하게 되는지 까지의 배경을 설명해줌으로써, 이들도 단지 같은 인간일 뿐이고 삶의 환경 때문에 어쩔수 없이 해적일을 하게 되었다는 것을 관객이 알게 해줍니다. 후반부에 캡틴 필립스가 해적들의 리더인 뮤즈에게 “해적일 그만하고 어부로 살아도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느냐”라는 질문을 하는데 뮤즈가 “미국이라면 그렇겠지”라고 대답하면서 국제 사회의 빈부격차에 대한 질문을 던져주기도 합니다.

그린그래스 감독의 연출력과 같은 무게로 이 영화를 이끝어가는 또 한가지의 큰 축은 바로 톰 행크스의 연기입니다. 초중반부에는 해적들의 공격에 당황하는 영웅이 아닌 일반인으로서의 선장의 모습을 담담하면서 실감나게 표현하다가, 영화 마지막 부분에 해적들이 사살당하고 오열하는 장면 이후에서는 정말 큰 한방을 터뜨려줍니다. 마치 조용필같은 전설적인 가수가 담담하게 노래하다가 노래의 절정부분에서 고음의 한방을 내지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정도였습니다. 왜 톰 행크스가 위대한 연기자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줍니다.

이 영화에서 제가 가장 큰 인상을 받았던 장면은, 캡틴 필립스가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운 급박한 순간에 목숨을 걸고 연필과 종이를 구해 가족들에게 편지를 남기는 장면입니다. 자신이 사는 것이 먼저일 것 같은데, 자신의 목숨보다 가족들에게 사랑한다는 말 한 마디를 남기는 것이 죽음을 앞두고 있는 순간에 가장 크게 느껴지는 감정일까 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예전에 보았던 TED Talk 영상이 생각이 났습니다. Ric Elias라는 한 회사의 CEO가 자신이 탄 비행기가 뉴욕에서 비상착륙을 하면서 죽을지도 모르는 순간의 경험을 들러주는 강연입니다. 상식적으로 죽음을 앞둔 순간에 생각나는 것이 바로 우리 삶에 가장 중요한 것일 겁니다. 그런데 이 강연자도 마지막 순간에 가족들이 생각났다고 합니다. 자기가 사는 목적이 바로 가족들이라는 것을 느꼈다는 것이죠. 저는 결혼을 했지만 아직 자녀들은 없는데, 나중에 저의 자녀들이 생긴다면 저도 같은 생각을 하게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지금 있는 저의 부모님과 형제, 아내도 너무나 소중하지만 아무래도 본능적으로 자녀들을 향한 사랑이 가장 강할테니까요. 그렇게 보면 사람이 인생을 사는 이유는 바로 서로 사랑하기 위해서, 그 사랑을 대물림 해주기 위해서가 아닐까요? 그러므로 다른 일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을 포기한다면, 아마 그건 인생을 잘못살고 있는 것일겁니다.

캡틴 필립스 – 우리 삶의 가장 소중한 것

그래비티, 기독교, 그리고 삶의 의미

Gravity

*주의 : 이 글은 영화 그래비티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를 보신 분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별점: ★★★★★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기쁨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스토리의 반전으로 카타르시스를 주는 영화도 있고, 대리만족의 희열을 느끼게 해주는 영화들도 있습니다. 그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항목은 “체험”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많은 영화들은 극장에 있는 시간동안 현실을 잠시 벗어나 다른 세계를 체험하게 해줍니다.

영화 그래비티는 그 “체험”의 기쁨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관객들과 평론가들이 이야기 하듯, 이 영화는 관객이 직접 우주에서 주인공과 함께 사건을 겪는 것과 같은 느낌을 느끼게 해줍니다. 특히 3D와 돌비 ATMOS같은 최신기술들을 적극 활용해 더욱 현실감을 높여줍니다. 이 영화를 꼭 극장에서, 3D로 봐야하는 이유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제 인생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꼽을 만큼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는 단지 이 영화가 우주를 체험하게 해주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영화를 보고나서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질문을 던져주는 영화이기 때문에 이 영화의 매력이 배가되는 같습니다.

저는 이 글을 쓰는 지금 그래비티를 극장에서 두번 봤습니다. 아이맥스 3D로 한번, 돌비 ATMOS로 한번. 두가지의 극장을 다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첫번째 영화를 보면서 들었던 생각을 두번째 보면서 확인해보고 싶었습니다. 그 생각은, 좀 엉뚱할 수도 있지만, 이 영화가 성경의 이야기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 같다는 것입니다. 두번째 보면서 저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 기독교를 전도하려고 하는 목적은 아니었겠지만, 분명 기독교에 대한 은유가 의도된 것 같다는 것입니다.

검색을 해보니 이는 저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해외 뉴스 사이트에서도 같은 의견에 대한 보도를 한 적이 있네요.

영화의 스토리를 따라 하나하나 성경의 내용과 비교하며 설명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 영화가 기독교의 메세지를 담고 있다기 보다는 “은유”를 했다는 것이기 때문에, 다소 억지 스러운 비교라고 느낄 수 있는 부분도 있으나, 한번 끝까지 읽어봐주시기 바랍니다.

영화의 시작은 주인공 라이언과 맷이 허블 우주망원경을 수리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이 영화는 목소리 또는 시체로 등장하는 인물들을 제외하고 얼굴이 직접 나오는 인물은 라이언과 맷 둘 뿐입니다. 이 장면은 성경에서 하나님이 최초의 인간인 아담과 이브를 창조하시고 인간과 좋은 관계로 지내던 때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라이언을 인간, 맷을 하나님(예수님)으로 생각해보도록 하죠.

아담이 선악과를 따먹어 원죄를 범하는 것 처럼, 라이언은 일종의 “죄”를 범합니다. 러시아 위성이 폭발하면서 발생한 위성 파편들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맷이 라이언에게 당장 우주왕복선으로 돌아가라, 이것은 명령이다, 라고 이야기하는데, 라이언은 아직 수리를 못 끝냈다며 1초만 기다려달라고 말합니다. 맷의 말을 어긴 것이지요. 아담이 하나님의 말을 어기고 선악과를 따먹은 것 처럼요. 나중에 라이언이 맷에게 “내가 당신의 말을 듣지않고 늦장을 부린 것이 미안했다”라고 후회하는 장면도 나옵니다.

그 장면 이후로 비극이 시작됩니다. 파편이 날아들어 우주왕복선은 페허가 되고, 라이언은 우주로 날아가 버립니다. 우주에서 아무것에도 의지하지 않고 날아가 버린다는 것은, 아마도 가장 극한의 공포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영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한 것만 해도 그 기분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요. 아무튼 라이언은 맷과 헤어져버리고, 거의 죽음과 다름없는 상황을 맞이합니다. 아담도 원죄를 지음으로써 하나님과 멀어지고, 영적인 “생명”을 잃어버리게 되죠.

그 다음, 맷이 다시 나타납니다. 그리고 죽음에 던져진 라이언을 “구원”해줍니다. 라이언의 구세주로서 나타난 것 이죠. 많이 듣던 이야기이죠? 바로 하나님이 예수님, 즉 인간의 몸을 통해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땅으로 내려오신 것과 같습니다. 이 장면에서 맷은 라이언과 자신을 줄로 묶습니다. 맷과 라이언이 하나가 되는 것이죠. 하나님과 인간의 연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성경에서 그 다음 이야기는 뭔지 아시죠? 예수님께서 자기 몸을 희생하시고 십자가에서 죽게됩니다. 인간의 죄를 대신 씻기 위해 제물이 된 것 이지요. 맷도 라이언을 살리기 위해 본인의 목숨을 희생합니다.

라이언은 맷이 자신을 위해 희생한 것을 헛되이 하지 않기위해 지구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합니다. 하지만 여러가지 난관에 부딪힙니다. 국제 우주 정거장에는 불이나고, 소유즈호의 연료는 바닥이납니다. 결국 라이언은 지쳐서 포기하게되는 지경에 이릅니다. 이는 우리 인간이 삶을 살아나가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태어났기 때문에 살아가지만, 왜 살아가야 하는지 이유도 모르고, 많은 난관에 부딪혀 스스로 삶을 포기하거나 되는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라이언은 사랑하는 딸까지 사고로 잃었기 때문에 더욱 삶의 의지가 없었습니다. 결국 소유즈호의 산소를 줄이고 죽음의 길을 선택하려합니다.

여기에서, 맷이 라이언의 상상속에서 “부활”합니다.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후 사흘만에 다시 부활하신 것 처럼요. 살아 돌아온 맷은 라이언에게 착륙엔진으로 추진을 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삶에 대한 의지를 다시 일깨워줍니다. “집으로 갈 시간이다”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맷은 사라집니다. 예수님도 부활하신 후 제자들에게 말씀을 전하시고 하늘로 승천하셨죠.

맷이 라이언의 상상속에서 나타나기 전, 라이언이 무전으로 지구에 있는 에스키모 “아닌강”과 대화하면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이렇게 절망적인 상황일 때 누가 나를 위해 기도해주었으면 좋겠다. 나라도 나를 위해 기도하고 싶은데 아무도 나에게 기도하는 방법을 가르쳐 준 적이 없다.”라고요.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은 절망에 빠졌을 때 기도할 수 없고, 때문에 나약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맷이 상상속에서 나타난 이후로, 라이언은 맷과 가상의 대화를 시작합니다. 자신의 딸에게 신발을 찾았다고 전해달라는 이야기도 하고, 그렇게 대화를 하면서 삶의 의지를 되찾아 갑니다. 이 것이 바로 “기도”입니다. 하나님과의 대화가 바로 기도인 것이죠.

그렇게 라이언은 인생이라는 여정의 즐거움, 그 설레임을 되찾게 되고, 집이 있는 곳, 지구로 돌아가는 스릴 넘치는 여행을 합니다. 지구에 도착한 후, 라이언이 헤엄쳐서 해변에 도착하고 해변의 흙을 만지며, 이 영화의 마지막 대사를 합니다. “Thank you.” 감사하다는 것이죠, 이 영화의 제목인 Gravity, 즉 중력에게 감사하고, 이 아름다운 지구를 만든 존재에게 감사하고, 나에게 삶을 선물해준 존재에게 감사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또 한가지 주목할 만한 장면들은, 러시아의 소유즈와 중국의 셴죠 우주선 모두, 조종간 위에 “신”들이 등장합니다. 소유즈에서는 예수님인 것처럼 보이는 그림이 클로즈업 되고, 셴죠에서는 부처님상이 클로즈업 되죠. 뭔가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싶어한다는 힌트 정도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인간은 왜 존재할까요? 왜 인류는 끊임없이 태어나고 죽는 것을 반복할까요?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이유가 있을까요? 누구나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을 믿는 제가 알고있는 답은 이렇습니다. 인류가 이 세상에 생겨나고부터 지금까지 어떤 하나의 목적을 위해 달려오고 있는 것이라고요. 지금까지 세상에 수많은 사람들이 태어나고 죽어간 목적이 있다는 것 입니다. 그 말은 언젠가 끝이 있다는 이야기이죠. 언젠가 라이언이 딸을 만나고, 맷을 다시 만날 수 있는 그 날이 언젠가 올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래비티, 기독교, 그리고 삶의 의미

스핀 잇 – 팩트와 스토리가 주는 강력한 영감

이 글은 조성문씨의 책 “Spin it – 세상을 빠르게 돌리는 자들의 비밀“에 대한 리뷰 입니다. Yes24에 올린 서평을 블로그에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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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놀라움이었다. 난 저자가 2010년 “한국 인터넷에서 잘못 끼워진 첫 단추, 그 이름은 네이버“라는 글로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서 부터 그의 블로그를 꾸준히 구독해오고 또 개인적으로도 여러번 만나서 이야기 해보면서, 글을 쓰는데 엄청난 노력과 시간을 들이는 집중력과 그 통찰력에 대해 매번 감탄을 했었다. 그런데도 이번 책을 읽고나서 “이 정도의 책을 쓸 수 있는 사람이었나?”라는 새삼스러운 놀라움을 느낄 정도로, 첫 저서라고는 생각하기 힘들정도의 완성도를 보여주는 책이다. 아마도 저자가 그동안 꾸준히 블로그를 써오면서 축척되어 온 노하우가 책속에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인 것 같다.

난 요즘 소위 “힐링”등의 키워드와 함께 유행하고 있는 저서들과 자기계발서 등에 대해 평소에 회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런 저서들의 대부분은 단순히 저자의 경험을 통한 생각과 주장, 주관적인 결론들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물론 경험을 통한 깨달음들도 가치가 있지만, 인간의 가치관이란 정답이 없고 인생을 살아가면서 계속적으로 변화해 갈 수 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기 때문에, 그런 책들을 읽고 느끼는 감정은 공감을 통한 위로나 자기 위안 등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위에서 이야기한 자기계발서 등과는 거리가 멀다. 이 책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숫자”라고 표현하고 싶다. 말 그대로 처음 부터 끝까지 수많은 숫자들이 등장한다. 그 숫자들은 저자가 수 많은 시간을 들여 조사한 객관적 자료, 즉 “팩트” 들이다. 또 저자가 평소에 읽는 많은 글들과 인맥을 통해 들은 “스토리”들도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팩트와 스토리가 주는 힘은 강력하다. 이 팩트와 스토리들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 단순히 “난 이렇게 생각한다” 식의 주장과는 차원이 다른 견고한 영감을 준다. 저자가 직접 겪은 팩트와 스토리 뿐만이 아니라 직접 시간과 노력을 들여 모은 주옥같은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어찌보면 그러한 시간과 노력을 저자로부터 선물 받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고 단순한 사실만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저자 나름의 결론과 생각들도 담겨있다. 하지만 이 책에 있는 어떤 결론도 팩트에 기반하지 않은 결론은 없다. 그만큼 신뢰성이 있는 생각들이다. 저자가 실리콘 밸리에서 수년간 살면서 느낀 많은 것 들을 단순히 결론만 전해 듣는 것이 아니라 그 생각의 프로세스 자체를 이 책을 통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창업을 통해 자신의 비젼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들, 실리콘 밸리의 혁신 에너지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은 이 책을 통해 많은 영감(inspiration)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책은 어떤 생각이나 결론을 강요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나면, 가슴속으로부터 무언가 뜨거운 것이 전해져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스핀 잇 – 팩트와 스토리가 주는 강력한 영감

iOS 7 디자인, 진짜 핵심을 보라

이번에 발표된 iOS 7은 최근 발표된 어떤 모바일 OS보다도 논란이 많은 것 같습니다. 특히 iOS 6 에 비해 근본적으로 바뀐 디자인에 대해 찬반 논란이 극명하게 나뉘고 있죠. 유명 애플 블로거 존 그루버가 발표전에 애플 관계자에서 들었던 “찬반이 극명하게 갈릴 것이다(Polarizing)” 라는 예측이 그대로 맞아 떨어졌습니다.

저는 UX 디자이너이자 iOS 개발자로서 이번 디자인 논란에 대한 간단한 제 생각을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스타일은 정답이 없다

현재 iOS 7 디자인에 대한 논란은 대부분 “스타일”에 대한 것입니다. 제 개인적인 디자이너로서의 경험에 의하면, 스타일에 있어서는 절대 정답이 없습니다. 스타일은 개인적이 취향에 따른 차이가 너무 크거니와, 트렌드에도 아주 민감합니다. 마치 패션 디자인과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최첨단의 패션쇼에서 나온 디자인들은 일상복으로 입기에는 너무 부담스러운 것들이 많지만, 몇년이 지나면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디자인이 되곤 하죠. 저도 제가 디자인을 한 결과물이 스타일 적인 측면에서 한번에 모든 동료들과 사용자들의 마음에 든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계속 고쳐나가면서 여러 사람의 취향을 최대한 어우를 수 있는 디자인을 찾기도 하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익숙해져서 논란이 없어지기도 합니다.

애플이 이번 iOS 7처럼 스타일적인 측면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시도한 적은 아마 처음일 겁니다. 2007년 처음 아이폰이 등장했을때의 스타일은 거의 OSX의 “아쿠아” 스타일을 따라간 점들이 많았죠. 반면에 이번에는 워낙 큰 변화이기 때문에 논란이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애플측에서도 마이크로 소프트의 “메트로” 디자인에서 시작된 이런 트렌트를 어느정도 따라갈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이런 스타일 적인 면들은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거나 또는 애플에서 사용자들의 입맛에 맞게 조금식 변화를 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iOS 7의 디자인은 발표 전까지 극비였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받을 기회는 지금까지 없었지만, 앞으로 공식 발표 전까지 피드백을 반영할 수 있는 기회는 많이 있습니다.

일관적이고 합리적인 디자인

“스타일”과 “디자인”은 염연히 다릅니다. 디자인은 주로 철학을 뜻한다고 보면 맞을 것 같습니다. 제가 평소에 가지고 있는 좋은 디자인에 대한 기준은 “일관되고 합리적이어야 한다” 입니다. 저는 iOS 7 의 디자인이 충분히 일관적이고 합리적인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과 같은 부분에서 그 예를 찾을 수 있습니다.

첫째, OS 전반에 걸쳐 “컨텐츠 중심”과 “깊이(Depth)” 라는 철저한 중심 철학이 있습니다. 존 그루버도 발표전에 지적 했듯이, 요즘 아이폰, 아이패드의 사용자들은 처음 아이폰이 등장했을 때 처럼 새로운 UI에 대한 학습이 필요없습니다. 이미 8년간 iOS를 사용해온 사용자들은 UI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UI에 대한 설명, 즉 버튼은 실제 버튼 처럼 보여야 하고, 슬라이드는 실제 밀어서 움직일 것 처럼 보여야 하는 “행동유도성”을 어느정도 무시해도 되는 단계에 온 것입니다. 그 것에 대한 반대 이익으로 애플은 컨텐츠에 집중하는 것을 택했습니다. 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컨텐츠이고, 컨텐츠는 대부분 텍스트와 이미지등으로 구성됩니다. 때문에 이번 iOS 7 SDK를 보면 텍스트와 레이아웃에 엄청난 집중을 하였고,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테두리, 버튼, 제목 바 같은 요소들은 최대한 드러나지 않게 디자인 하는 철학을 OS 전체적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iOS 6 까지의 디자인에서 종종 무시되었던 UI의 “단계”와 “깊이”의 철학을 일관되게 유지하였습니다. 알림뷰는 홈스트린의 상단에 있어야하고, 배경화면은 아이콘들 보다 한단계 아래에 있어야 합니다. 이 모든 것들은 상식적으로 생각했을때 합리적이고 일관적입니다. 또한 이 깊이의 차이를 실제 현실을 따라한 그림자 등으로 표현하지 않고 모션 센서와 블러 효과를 적절히 사용해서 감각적으로 표현했습니다.

둘째, 디자인에 일관적이고 확실한 기준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iOS 7의 모든 아이콘은 하나의 그리드 패턴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이 그리드 패턴은 황금비율의 원리를 적용해 아주 섬세하게 디자인 되었습니다. 애플이 디자인한 모든 앱 아이콘은 이 패턴을 따랐기 때문에 일관적으로 통일되어 보입니다. 또한 아이콘의 크기를 미세하게 키우고 모서리를 둥글게 하는 알고리즘에도 아주 미세한 변화를 주는 등 디테일을 중요시한 예들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물론 그라데이션의 방향의 차이등이 일관되지 못하다는 지적들도 있지만, 앞서 이야기 했듯이 그건은 취향 또는 스타일의 영역이며 개선의 여지가 있습니다.

iOS 7 아이콘 그리드

그리고 OS 전반에 걸쳐 사용된 모든 색상들 역시 일관적입니다. 예를들어 캘린더에 사용된 빨간색과 알림 버튼에 사용된 빨간색은 같은 RGB값을 사용한 동일한 색상입니다. 애플이 iOS 7 에서 새로 만든 모든 앱에서, 통일된 몇가지의 색상으로 구성 된 컬러셋을 사용했습니다. 이 것 역시 제가 생각하는 좋은 디자인의 한 조건입니다.

물론 예외적으로 일관적이지 못한 부분들도 몇군데 있습니다. 그 한 예로 새로운 노트앱에서 찾을 수 있는 종이 재질의 질감인데, 애플은 이 질감에 어울리는 종이에 직접 프린트한 느낌의 Letterpress라는 텍스트 스타일을 SDK 자체에 넣기도 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이 스타일은 전체적으로 심플하고 실제 현실에 기반하지 않는 디자인 철학에 조금 벗어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iOS 7 노트
iOS 7 노트앱에서 볼 수 있는 종이 질감

여전히 존재하는 혁신의 DNA

최근 국내 외 언론의 공통된 의견들을 보면 애플이 스티브 잡스 시절에 가지고 있던 “혁신”의 DNA를 잃어 버린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하지만 제가 이번 iOS 7의 변화를 보며 느낀 것은, 과연 현재 세계 IT업계를 이끌어가는 대기업 중 어떤 기업이 자신의 비지니스에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또 계속 성장하고 있는 플랫폼에 이런 대담한 변화를 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입니다. 저는 애플이 여전히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사용자들에게 더 나은 제품이 어떤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 입니다. 이런 기업 문화를 계속 잃지 않는다면 다시한번 아이폰과 같은 혁신을 언젠가는 보여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iOS 7 디자인, 진짜 핵심을 보라